밀은 비교적 온화한 기후에서 잘 자라며 화본과에 속하는 1년생 식물이다. 밀은 기원전 6000~4000년경 이란에서 재배하기 시작하며,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전래하였고, 기원전 2000년경 인도에 전래하여,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에서 밀의 경작이 시작될 때는 고조선 시대부터로 추정되고 있다. 밀은 외피가 단단하여 외피를 분리하기 어렵지만, 배우는 연하고 분산이어서 깨뜨리면 쉽게 가루가 되므로 밀은 제분하여 가루로 만들어 대부분 제과, 제빵, 제면 등에 사용되고 일부는 아침 식사용 시리얼 제조나 동물의 사료 등에 이용된다. 밀은 파종한 시기에 따라 가을밀과 봄밀, 밀알의 단단한 정도에 따라 경질밀과 연질밀로 분류한다. 경질밀은 단백질 함량이 13% 이상이고 밀입국자의 단면이 반투명하며, 연질밀은 단백질 함량이 9% 이상이고 밀입국자의 단면이 반투명하며, 연질밀은 단백질 함량이 9% 이하이고 입자의 단면이 흰색의 불투명한 본질상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매우 단단한 듀럼밀은 마카로니나 스파게티 같은 파스타, 인도의 빵이 난 제조에 이용된다. 한편 종피 색에 따라 적색 밀과 백색 밀로 분류하는데, 밀에 함유된 대부분의 색소는 카로티노이드이며, 카로티노이드가 많은 밀로 제분한 밀가루는 누런색을 나타낸다. 밀은 겨층(과피, 종피, 호분층), 배우, 배아로 나누어지며 각각 82%, 16%, 2% 정도를 차지한다. 배우는 밀을 제분할 때 가루로 되는 부분으로 호분층에 가까울수록 단백질 함량이 많고 전분 함량은 적다. 배아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밀은 겨층이 쉽게 제거되도록 일정 시간 가수 처리하는 템퍼링 과정을 거친 후 분쇄한다. 밀은 먼저 조쇄 과정에 의해 거칠게 부서지면서 겨층과 배우로 분리된다. 배우의 중심부는 대부분 전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중심부로 갈수록 단백질의 함량이 줄어든다. 중심부는 단백질 함량이 낮아 연하기 때문에 밀을 분쇄하면 가장 연한 배우의 최중심부부터 순차적으로 가루가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덩어리인 미들이 되므로 체질하여 미들 링을 분리, 다시 분쇄한 후 체질하여 크기별로 분리한다. 이러한 과정을 5~6회 반복하면 거의 모든 배우가 가루가 되고 밀기울만 남게 된다. 제분 직후의 밀가루는 제빵 성이 좋지 않으므로 2주~2개월간 숙성시켜 사용한다. 제분한 밀가루를 수 주일 동안 공기와 접속하면 밀가루의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산화되어 흰색을 띠고 단백질 중의 이황화 결합이 증가하는 자연적 숙성이 일어나 제빵 성이 좋아진다. 그러나 자연 숙성은 많은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고 품질이 균일하지 않으며 숙성 중 품질 저하도 일어나므로 일반적으로 품질개량제를 이용하여 인위적인 숙성을 한다. 밀가루 품질개량제로는 과산화벤조일, 과황산암모늄, 염소, 이산화염소 등이 사용된다. 숙성된 밀가루에는 제분 중에 손실된 영양성분인 비타민 B군, 철분, 칼슘 등의 무기질, 필수 아미노산 등을 0.3~0.5% 정도 첨가하기도 한다. 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에 따라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으로 나누어지며, 시판되는 다목적 밀가루는 중력분이다. 일반적으로 경질밀과 연질밀을 단독으로 또는 적절하게 혼합한 혼합 밀을 이용하여 글루텐 함량을 조절, 제분하여 용도에 맞게 사용한다. 글루텐 함량은 강력분 13% 이상, 중력분 10~12%, 박력분 9% 이하이다. 가격분은 제빵 및 스파게티용으로, 중력분은 면류 제조 미 부침용으로, 박력분은 과자, 파이, 케이크용으로 사용된다. 용도 및 목적에 따른 밀가루에는 빵용 밀가루, 다목적 밀가루, 케이크용 밀가루, 페이스트리용 밀가루, 자가 팽창 밀가루, 글루텐 밀가루, 인스턴트 밀가루 등이 있다. 밀가루에는 12~14%의 수분이 함유되어 있다. 밀가루에 가장 풍부한 탄수화물은 전분으로 75~80% 정도 함유되어 있다. 밀가루의 전분은 과자류의 구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빵을 굽는 동안 전분 입자는 물을 흡수하여 팽윤하고 자유수를 감소시켜 빵류의 구조가 견고해진다. 셀룰로스는 주로 겨층에 존재하고 배우에 소량 존재하므로 제분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된다. 2~3% 함유된 펜토산 중 1/2 정도를 차지하는 수용성 펜토산은 반죽의 응집력 생성에 영향을 준다. 이 외에 글루코스, 프럭토스, 말토스, 슈크로스, 라피노즈 등의 당류가 약 2%를 차지하고 미량의 덱스트린이 함유되어 있다. 밀가루의 단백질은 대부분 불용성 단백질인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으로 이들은 거의 배우에 존재한다.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면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은 점탄성 있는 글루텐을 형성한다. 이 외에 소량 존재하는 가용성 단백질인 알부민과 글로불린은 대부분 겨층과 배아에 분포되어 있다. 알부민은 빵류의 구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글로불린은 구조 형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밀가루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트립토판, 트레오닌 등이 부족하다. 밀가루에는 여러 종류의 효소가 들어 있는데 제빵 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밀라아제이다. 아밀라아제는 밀가루의 손상전분에 작용하여 이스트 발효에 이용되는 말토스를 생성한다. 먼저 알파 아밀라아제가 작용한 후 베타 아밀라아제가 작용하는데 알파 아밀라아제의 활성이 너무 높으면 빵의 속살이 끈적거리고 지나치게 부드러운 빵이 만들어지지만 부족하면 제빵 성이 좋지 않으므로 밀가루에 소량 첨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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