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서 밀가루의 구성 및 종류에 관해 이야기 하였고 이번에는 밀가루의 구성성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밀가루의 단백질은 대부분 불용성 단백질인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으로 이들은 거의 배우에 존재한다.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면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은 점탄성 있는 글루텐을 형성한다. 이 외에 소량 존재하는 가용성 단백질인 알부민과 글로불린은 대부분 겨층과 배아에 분포되어 있다. 알부민은 빵류의 구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글로불린은 구조 형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밀가루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트립토판, 트레오닌 등이 부족하다. 밀가루에는 여러 종류의 효소가 들어 있는데 제빵 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밀라아제이다. 아밀라아제는 밀가루의 손상전분에 작용하여 이스트 발효에 이용되는 말토스를 생성한다. 먼저 알파-아밀라아제가 작용한 후 베타-아밀라아제가 작용하는데 알파-아밀라아제의 활성이 너무 높으면 빵의 속살이 끈적거리고 지나치게 부드러운 빵이 만들어지지만 부족하면 제빵 성이 좋지 않으므로 밀가루에 소량 첨가하기도 한다. 밀이 발아하면 알파-아밀라아제 활성이 증가하므로 발아한 밀로 제분한 밀가루는 알파-아밀라아제 활성이 높다. 알파-아밀라아제와 베타-아밀라아제의 최적온도는 각각 60~65℃, 50℃이므로 알파-아밀라아제는 굽는 과정에서 충분히 작용하는 반면 베타-아밀라아제는 작용에 제한받는다. 밀에는 약 2~3%의 지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대부분 배아에 존재하고 1% 정도가 배우에 존재하므로 밀가루에는 약 1~1.5%의 지질이 함유되어 있다. 밀가루의 지질은 극성 지질과 비극성 지질이 3:7의 비율로 존재하며, 극성 지질로는 인지질과 당지질이, 비극성 지질로는 중성 지질이 존재한다. 겨층과 배아에는 인지질이 많고 배우에는 당지질이 많다. 밀가루 지질을 구성하는 지방산에는 팔미트산, 스테아르산, 올레산, 리놀레산, 아라키돈산 등이 있으며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다. 밀의 비타민은 대부분 배아와 겨층에 존재하므로 밀의 제분율이 높을수록 비타민 B군, 니아신, 판토텐산, 비타민 E의 함량이 증가한다. 무기질은 인, 칼륨 등이 많으며 0.5% 정도 함유되어 있다. 무기질은 배우에는 적고 주로 외피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무기질 함량은 제분율의 영향을 받는다. 밀가루는 회분 함량에 따라 분류하기도 하는데 0.55% 이하는 고급품, 0.7%라는 보통 제품, 0.7~1.5%이면 저급품으로 분류한다. 밀가루와 50~60% 정도의 물을 혼합, 반죽하면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의 수화가 일어나고 3차원적 망상구조의 글루텐이 형성된다. 글루텐의 형성 정도는 밀가루의 종류와 반죽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반죽을 오래 할수록 점탄성이 강한 글루텐이 만들어진다. 즉 긴 실 모양의 글루테닌이 여기저기 연결되어 헐거운 망상구조를 형성하며, 망상구조 사이에 짧고 동글동글한 모양의 글리아딘이 몇 개씩 모여 끼어서 글루텐이 만들어진다. 글루테닌은 잡아당겨도 잘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 탄성이 강하며, 글리아딘은 부드럽고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 밀가루 반죽에서 글루테닌은 탄성을, 글리아딘은 점성을 나타낸다. 글루텐의 양과 특성은 밀가루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즉 강력분에서 얻은 글루텐은 고무와 같은 탄력이 있으며 박력분에서 분리한 글루텐은 부드럽다. 분리된 글루텐의 양은 강력분이 가장 많고 중력분, 박력분의 순이다. 글루텐을 구웠을 때 글루텐 함량이 많을수록 큰 팽화율을 나타내며, 따라서 강력분에서 얻은 글루텐이 가장 많이 부풀어 오른다. 강력분은 박력분에 비해 더 단단하고 질긴 반죽을 형성한다. 밀가루의 글루텐 단백질을 수화시키기 위해서는 글루텐 무게의 2배의 수분이 필요하므로 강력분은 박력분에 비해 반죽할 때 더 많은 양의 수분이 필요하다. 강력분은 박력분에 비해 글루텐 형성이 느리기 때문에 더 오래 반죽해야 한다. 같은 종류의 밀가루를 반죽할 때 동향의 물을 한 번에 첨가하는 것보다 소량씩 여러 번에 나누어 첨가하는 것이 더 많은 글루텐이 형성된다. 따라서 칼국수, 만두피 등을 만들 때는 물을 조금씩 나누어 첨가해야 글루텐이 잘 형성되어 맛이 좋아진다.
'조리에 대한 과학 원리와 역사적 근거에 따른 식생활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류에도 이런 종류가 ? 고구마토란참마돼지감자 (0) | 2023.01.31 |
---|---|
땅속의 만물 덩이 서류 (0) | 2023.01.31 |
우리나라 식탁에 터줏대감 쌀의 조리법 (0) | 2023.01.31 |
탄수화물의 카멜레온 쌀의 조리 (취반죽떡) (0) | 2023.01.31 |
금강산도 식후경 최고의 에너지원 쌀 (0) | 2023.01.31 |
댓글